불교이야기: 가난한 여인이 낡은 면포를 보시한 결과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 기원정사에서 법을 설하시고 계셨습니다.
그때 사위국에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의 아내가 딸을 낳았습니다. 그 딸은 매우 단정하고 아름다워 세상에 둘도 없는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녀가 태어날 때, 몸에는 부드러운 흰 천이 감싸져 있었습니다. 부모는 이를 매우 이상하게 여겨 점술가를 불러 그녀의 운명을 점쳤습니다.
점술가는 딸을 본 후,
“이것은 길조의 징조로, 이 아이는 장차 큰 복을 지닐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을 '숙리'라고 지었습니다. (숙리는 '흰색'이라는 의미입니다.)
숙리는 점차 자라면서 그 흰 천도 함께 커졌습니다. 그녀가 매우 아름다웠기 때문에 나라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청혼하러 찾아왔습니다.
부모는 생각했습니다.
“딸이 이미 다 자랐으니 시집을 보내야겠다.”
이에 딸을 위해 공예가를 불러 아름다운 장식과 머리 장신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숙리는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이걸 왜 만드시는 건가요?”
아버지는 “네가 다 자랐으니 결혼 지참금으로 만들고 있는 거란다.”라고 답했습니다.
숙리는 “저는 출가하고 싶습니다.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는 딸을 사랑했기에 그녀의 뜻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좋은 면포를 꺼내어 출가복인 오의를 만들어주려고 했습니다.
숙리는 이를 보고 물었습니다.
“이건 무엇을 만들려고 하시는 거죠?”
부모는 “이건 네가 출가할 때 입을 옷이란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숙리는 “저는 이미 몸에 입고 있는 옷이 충분합니다. 다른 옷은 필요 없어요. 다만 지금 저를 부처님께 데려가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는 그녀를 데리고 부처님께 갔습니다.
숙리는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출가를 청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잘 왔다!”라고 말씀하시며,
그 순간 숙리의 머리카락이 자동으로 빠져 나갔고, 몸에 두른 흰 천은 오의로 변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비구니에게 맡겨 수행하게 하셨습니다. 이후 숙리는 열심히 정진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아라한과를 증득하게 되었습니다.
아난다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숙리 비구니는 도대체 어떤 공덕을 쌓았길래 장자의 집에 태어나 몸에 흰 천을 두르고 태어났으며, 출가 후 이렇게 빠르게 아라한과를 증득할 수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천천히 이야기해 주겠다.”
아주 오래전, 세상에 한 부처님이 나타났으니 그분의 이름은 '비바시부처님'이었습니다. 비바시부처님은 제자들과 함께 많은 중생을 널리 구제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왕과 백성들도 함께 여러 가지 공양을 준비하여 비바시부처님을 위해 법회를 열었습니다.
비바시부처님의 제자 중 한 비구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법문을 들으러 오고, 보시를 행하라고 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마을에는 '단니가'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집이 매우 가난하여 부부가 입을 옷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는 겨우 한 장의 면포만 있었고, 이를 남편과 번갈아 가며 입었습니다. 남편이 밖으로 나가 구걸할 때는 남편이 면포를 입고, 아내인 '단니가'는 집에서 풀로 만든 깔개에 앉아야 했습니다. 아내가 밖으로 나가 구걸할 때는 아내가 면포를 입고 남편은 집에서 깔개 위에 앉아야 했습니다.
부처님의 제자였던 비구가 단니가의 집을 방문했을때, 그녀가 면포를 걸치고 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비구는 그녀에게 “부처님께서는 만나기 어렵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 것은 더더욱 귀합니다. 사람의 몸을 얻기도 어려우니, 당신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보시를 행해야 합니다.”라고 권유하며, 보시와 인색함, 탐욕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단니가'는 이야기를 듣고 비구에게 말했습니다.
“대덕이시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남편과 상의하고 오겠습니다.”
'단니가'는 집으로 돌아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밖에 사문이 와서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보시를 행하라고 하시네요. 우리가 이렇게 가난한 것도 전생에 보시를 하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무엇으로 보시를 할 수 있을까요?”
남편은 대답했습니다.
“우리 집은 이미 이렇게 가난한데, 보시할 만한 물건이 어디 있겠소?”
'단니가'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전생에 보시를 하지 않아 지금 이렇게 가난해졌는데, 지금 보시하지 않으면 다음 생에 어디로 태어날지 모릅니다. 저는 이미 보시를 결심했으니 제 뜻을 따라 주세요.”
남편은 생각했습니다.
‘아내에게 보시할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녀의 뜻을 따르자.’
그래서 그는 “좋소, 보시하시오. 나는 이의가 없소.”라고 말했습니다.
'단니가'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그럼 이 집의 유일한 면포를 보시하겠습니다.”
남편은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이 면포 하나로 밖에 나가 구걸을 하는데, 이를 보시하면 우리는 앞으로 집에 앉아 죽는 수밖에 없지 않소?”
'단니가'는 대답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 죽습니다. 보시하지 않아도 죽고, 보시해도 죽습니다. 차라리 보시를 하고 다음 생을 준비합시다.”
남편은 이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고,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맞소! 당신 말이 옳소. 우리도 죽더라도 보시합시다.”
단니가는 비구에게 말했습니다.
“대덕이시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반드시 보시하겠습니다.”
비구는 말했습니다.
“보시를 하려면 직접 주셔야 제가 경을 외우며 기원할 수 있습니다.”
단니가는 “저희 집에는 제가 걸친 이 면포밖에 없어서 보시하면 입을 옷이 없어 사람을 만나기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집 안으로 들어가 면포를 벗고 멀리서 비구에게 건넸습니다. 비구는 그녀를 위해 경을 외우고 기원한 후, 면포를 가지고 부처님께 돌아갔습니다.
비바시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면포를 나에게 가져오시오.”
비구는 면포를 부처님께 드렸습니다.
비바시부처님께서 그 면포옷을 받고 잠시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법회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부처님께 올리는 그 면포가 매우 더럽고 군데군데 때가 묻어있는 것을 보고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불만을 느꼈습니다.
비바시부처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이번 법회에서 가장 청정한 큰시주는 바로 이 면포를 보시한 주인입니다.”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왕비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크게 깨달아 기뻐하며, 왕비는 자신이 입고 있던 화려한 보석과 장식이 달린 옷을 벗어 단니가에게 주었습니다. 국왕도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옷을 벗어 그녀의 남편에게 주고, 그들을 법회에 초대했습니다. 이 법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 많은 이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가난한 여인 단니가는 지금의 '숙리' 비구니입니다. 그녀가 면포를 보시했을 때 그 마음이 매우 청정했기 때문에 이후 91겁 동안 어디에 태어나든 항상 부드러운 흰 천을 지니게 되었고, 물질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그녀가 비바시부처님께 법문을 듣고 해탈을 원했기 때문에, 이번 생에 나를 만나 아라한과를 빠르게 증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보시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보시의 양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진실하고 청정한가, 최선을 다했는가가 중요합니다. 마음이 청정하기만 하다면, 비록 더러운 면포 한 장이라도 무한한 공덕을 쌓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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